앞선 글에서 자산 배분의 전통적 비중으로 “주식 60% + 채권 40%” 같은 조합을 표로 언급했지만, 그 비중이 어디서 오는지는 미뤄두었다. 마코위츠가 1952년에 제안한 평균-분산 모델은 자산 N개의 비중 결정을 수학적 최적화 문제로 환원한다. “주어진 위험에서 최대 수익” 또는 “주어진 수익에서 최소 위험"을 만족하는 비중 벡터를 찾는다.

모델 자체는 단순하다. 다만 입력으로 들어가는 기대수익률과 공분산을 추정하는 순간 오차가 결과를 지배한다. 실무에서 마코위츠를 그대로 쓰기보다 변형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다.

비중 결정의 수학

자산이 N개일 때 가능한 비중 조합은 무한히 많다. 비중 합이 1이라는 제약(Σwᵢ = 1)만 두면 자유도가 N-1 차원으로 남는다. “어떤 조합이 최선인가"는 정의를 정해야 답할 수 있다.

마코위츠의 정의는 두 객체에서 출발한다.

  • 기대수익률 벡터 μ ∈ ℝᴺ — 각 자산의 기대 수익
  • 공분산 행렬 Σ ∈ ℝᴺˣᴺ — 자산 간 수익률의 공동 변동

두 객체는 보통 과거 수익률의 표본 평균과 표본 공분산으로 추정한다. 공분산 행렬의 대각은 각 자산의 분산, 비대각은 두 자산 수익이 같이 움직이는 정도다.

비중 벡터 w가 주어지면 포트폴리오의 기대 수익과 분산은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E[Rₚ] = wᵀμ
σₚ² = wᵀΣw

두 자산일 때 분산 공식을 펼치면 직관이 분명해진다.

σₚ² = w₁²σ₁² + w₂²σ₂² + 2w₁w₂ρσ₁σ₂

상관계수 ρ가 낮을수록 마지막 항이 작아져 분산이 줄어든다. 분산 투자의 수학적 근거가 여기에 있다. ρ = -1인 자산이 두 개 있다면 비중을 잘 조절해 분산을 0까지 낮출 수 있다. 현실에서 그런 자산 쌍은 드물지만, 상관계수가 낮은 자산을 묶는 것만으로도 위험은 의미 있게 떨어진다.

효율적 프론티어

(위험 σₚ, 수익 E[Rₚ]) 평면에 가능한 모든 비중 조합을 그리면 면적 형태가 된다. 같은 위험 수준에서 최대 수익을 주는 점들만 모은 경계선이 효율적 프론티어다.

프론티어 위의 점은 “더 잘할 수 없는” 비중이다. 프론티어 안쪽 점은 비효율적이다. 같은 위험에서 더 높은 수익을 주는 다른 비중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분석은 자연스럽게 “프론티어 위에서만 고른다"는 합의로 좁혀진다.

두 가지 최적해

프론티어 위에서 어느 점을 고를지는 또 다른 정의가 필요하다.

최소분산 포트폴리오

min wᵀΣw   s.t.   Σwᵢ = 1

목적은 분산을 최소화하는 비중을 찾는 것이다. 수익률 추정 μ가 등장하지 않는다. 마코위츠 모델의 가장 큰 약점이 μ 추정의 불안정성인데, 최소분산 해는 이 위험을 우회한다. 공분산만 추정하면 풀린다.

대신 수익률 정보를 버리는 셈이므로 결과가 보수적으로 나온다. 변동성이 낮은 자산에 자연스럽게 비중이 쏠린다.

접점 포트폴리오 (Tangency)

max (wᵀμ - r_f) / √(wᵀΣw)

목적 함수는 포트폴리오의 Sharpe Ratio다. 무위험 수익률 r_f에서 효율적 프론티어로 그은 접선의 접점이 해다. Sharpe Ratio가 최대인 비중이므로 위험 대비 수익이 가장 좋은 점을 잡는다.

앞선 글에서 Sharpe Ratio는 개별 전략의 위험 대비 수익 효율을 측정하는 지표였다. Tangency는 그 개념을 포트폴리오 비중 결정에 옮겨 놓는다. 단점은 μ 추정에 민감하다는 것이다. 기대수익률이 살짝 어긋나면 접점이 크게 이동하고 비중도 크게 바뀐다.

제약 조건

이론적 모델은 비중 합 제약 하나만 두지만 실무에서는 추가 제약이 붙는다.

  • wᵢ ≥ 0 — long-only. 공매도 금지. 한국 개인 계좌에서 기본 가정이다.
  • wᵢ ≤ w_max — 단일 자산 비중 상한. 한 종목에 집중되는 위험을 줄인다.
  • Σ_{sector} wᵢ ≤ s_max — 섹터 비중 상한.

제약을 추가할수록 해의 공간이 좁아진다. 효율적 프론티어 자체가 안쪽으로 이동하여 “이론적 최선"보다 낮은 점이 된다. 효율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실현 가능성과 위험 관리를 위해 제약을 건다.

cvxpy, pypfopt 같은 라이브러리는 위 형태의 최적화 문제를 표준 인터페이스로 풀어준다. 사용자는 μΣ, 제약 조건만 넘기면 된다.

마코위츠의 함정과 실무 보정

모델의 약점은 입력 추정과 분포 가정에 있다.

기대수익률 추정 오차가 가장 치명적이다. μ가 살짝 어긋나면 최적해 비중이 극단으로 튄다. 마코위츠 최적화기를 “estimation error maximizer"라고 부르는 이유다. 과거 평균을 미래 기대로 사용하는 가정 자체가 약하다.

공분산 행렬의 불안정성도 무시할 수 없다. 자산 수가 늘어나면 표본 공분산 추정이 ill-conditioned해진다. 이 한계가 뒤에 등장할 Hierarchical Risk Parity 같은 보정 방법이 나오는 동기 중 하나다.

정규성 가정도 한계다. 분산만으로 위험을 측정하므로 두꺼운 꼬리(fat tail)나 비대칭(skewness)을 잡지 못한다. 2008년 금융위기 같은 극단 사건은 모델이 가정하는 분포 밖에서 발생한다.

실무에서는 마코위츠를 그대로 쓰기보다 다음 변형이 자주 등장한다.

  • Equal-weight(1/N) — 모든 자산에 같은 비중. DeMiguel et al. (2009)는 OOS 성과에서 1/N이 마코위츠 변형을 자주 이긴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추정 오차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 Risk parity — 각 자산이 포트폴리오 위험에 동일하게 기여하도록 비중을 조정한다. 수익률 추정이 불필요해 μ의 불안정성을 피한다.
  • Hierarchical Risk Parity — 자산을 상관관계 기반으로 군집화한 뒤 재귀적으로 비중을 분배한다. López de Prado가 제안한 방법으로, 표본 공분산이 ill-conditioned일 때도 안정적이다.
  • Black-Litterman — 시장 균형 비중을 사전 분포로 두고 투자자의 견해를 베이지안으로 결합한다. μ 추정의 불확실성을 모델에 명시적으로 포함한다.

각 방법은 마코위츠의 어느 약점을 우회하느냐가 다르다. Equal-weight는 추정 오차 자체를 없애고, Risk parity와 HRP는 μ 추정을 피하며, Black-Litterman은 μ 추정의 불확실성을 모델에 포함한다.


효율적 프론티어는 포트폴리오 비중 결정의 출발점이지만 종점은 아니다. 모델이 의존하는 입력의 추정 오차가 결과를 지배하므로, 1/N 같은 단순한 전략이 OOS에서 마코위츠를 자주 이기는 역설이 발생한다.

이 한계는 곧 다음 질문으로 이어진다. 백테스트에서 좋게 보이는 비중이 실전 운용에서도 유지될지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 다음 글에서 Walk-forward 분석으로 백테스트 결과의 신뢰도를 정량화하는 방법을 정리하려 한다.

참고 자료